
아직 배워야 할 게 산더미. 하지만 배움은 늘 즐겁다.
본문 커버(위 이미지)는 필자가 직접 생성했던 마도츠키 그림으로 편집한 스팀 라이브러리. 원본은 다음 글에서 사용할 듯.
키키야마에 대해선 본문에서 다루는 것 외에도 신상이라든지 TMI가 더 있긴 하지만, 그의 익명성을 존중하여 본문과 해석에선 굳이 다루지 않기로 함.
대신 나중에 유메닛키 해석 연재가 마무리된다면, 언젠가 디저트로 다뤄볼 순 있을 듯.
블로그 포스팅을 통해 말해왔듯, 기술의 발전에 따라 이제부터 필요하다면 글쓰기에 있어서 AI의 힘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생각이며, (상단 그림처럼)
우려가 있을 수 있으니 미리 얘기해 두자면, 주로 글에 필요한 참고 자료나 이미지 생성, 논문 및 이론, 과학적 사실, 사상, 개념, 자료 교차 검증 등을 주목적으로 사용하되,
이를 통해서 이 블로그에서 영리적 이익을 추구하거나 글 자체를, 나아가 일부 문장이라도 AI만으로 작성하는 일은 영원히 없게 할 예정이다.
그래선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독자들에 대한 예의도 아닐뿐더러, 필자 자신이 직접 글을 써야 비로소 즐거움을 느끼므로 이를 굳이 자동화해서 뇌와 필력을 굳게 만들고 싶지도 않기 때문.
기존처럼 여러 훌륭한 아티스트 분들의 그림들 또한 본문과 같이 계속 링크하며 소개해나가려고 한다.
이 글을 처음 쓰기 시작한 시점이 반년은 넘은 것 같은데, 그간 시간 여유가 너무 없어서 짤짤이로만 쓰고 적고를 반복하다가,
(이와 관련해선 블로그 상태 프로필과 근황 글들을 통해서 꾸준히 얘기해 왔으니 여기선 짧게만 언급.)
연재의 바통은 내년으로 넘기되, 적어도 올해에 최소한 글 하나라도 완성시켜 서론이라도 제대로 끊어둬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에 2025년 12월 마지막 주말,
그것도 일요일 저녁에 겨우 완성시켜서 업로드. (소전2 흙먼지 종료 및 블아 호드 루나틱 적응이 끝나서 가능했다.)
아마 필자의 뉴 유메닛키 해석은 2026년 본격적으로 시작해서 최신형 연도를 가지게 될 듯.

유메닛키, 왜 명작인가?
이전 글도 그랬지만, 개인적인 유메닛키 해석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앞서 필수적으로 다루어야만 하는 부분이 아직 조금 더 남아 있다.
바로 유메닛키의 제작자인 키키야마, 그리고 이 블로그의 주인장이자 필자의 유메닛키 해석 방향성 및 기본 전제에 대한 파트다.
다음 블로그 때도 그랬지만, 특히 필자가 유메닛키 해석과 관련된 글을 쓸 때는,
스스로가 보기에 항상 하나의 완성된 - 군더더기 없이 완벽한 글을 만들어야 한다는 일종의 완벽주의적 사고가 있었는데,
그로 인해 마치 도자기 장인처럼, 글 내용과 퀄리티가 개인적으로 성에 차지 않으면 계속해서 완성을 미루거나,
때로는 시작조차 하지 않아서 글을 쓰는 주기가 느려진 경험이 상당히 많았다. 당장 이 글이 그랬고.
그래서 다음엔 의식의 흐름이든 뭐든, 일단 글쓰기를 눌러서 서툴러도 아무 내용이나 쓰고 보자, 라는 식으로 방향을 바꿔서 가보려고 한다.
원래도 글을 하나 올린다고 끝이 아니라, 그걸 수십 수백 번씩 수정하면서 더 나은 내용으로 다듬고 완성시키는 타입이기도 했고.
나중에 생각난 게 있으면, 또는 바꾸고 싶은 게 있으면 그냥 그때 수정해도 되니까.
2회차인 이곳 티스토리부턴 좀 더 가볍게, 마치 일기장 채우듯이, 그런 감성으로 가보자.
또한 이 글은 필자의 뉴 유메닛키 해석 시리즈에서, 그토록 기다려왔던 프롤로그 파트를 담당할 것이다.

KIKIYAMA(ききやま).
유메닛키의 제작자.
동시에 많은 것이 베일에 쌓여 있는 수수께끼의 인물.
성별, 나이, 출신지조차 불명이며, 유메닛키를 제작한 이유는 물론, 유메닛키 속 요소들에 관한 일절의 코멘트조차 남긴 바가 없는,
그야말로 신비주의의 현신이자, 필자에겐 어떤 의미에선 유메닛키 그 자체라고도 표현할 수 있는 인물이다.
(일각에선 그가 개인인지 단체인지조차 확실하지 않다고 이야기하지만, 필자 개인적으로는 여러 정황 근거상 개인일 것이라 확신하고 있기에 이 블로그에선 단수형으로 지칭함.)
2026년이 되기까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현재,
유메닛키가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2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지금도 키키야마에 대해서 알려져 있는 공적 정보는 그렇게 많지 않다.
많지 않다는 걸 넘어서, 단적으로 얘기하면 우리가 키키야마에 대해서 통상적으로 알 수 있는 정보라곤 아래 두 줄이 전부다.
1. 유메닛키의 제작자다.
2. 아마도 일본 출생으로 추정된다.
이마저도 2번의 경우 유메닛키 속 요소들과 키키야마 본인의 사용 언어, 그리고 연락용 메일 등으로 유추되는 정보일 뿐,
당연하지만, 현재까지도 키키야마 본인이 직접 나서서 국적이나 성별, 신상, 개인 정보 등을 밝힌 바는 없다.
그래도 유메닛키가 일본산 게임이고, 일본어를 베이스로 두고 있으므로, 이를 사용하는 키키야마 또한 자연스레, 높은 확률로 일본인일 것이라고 통념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 외에도 키키야마는 과거, 현재는 사라진 일본의 음악 공유 사이트 'players-music-eclub'에 자신의 창작곡을 일부 업로드하며 활동한 바가 있는데,
자세한 내용은 이 페이지에서 유메닛키 팬들의 집단지성으로 이미 연구된 바가 있으니 참고해 보는 것을 추천하며,
흥미롭게도 여기서 업로드된 일부 트랙에 사용된 커버 아트와 곡들은 훗날 유메닛키에도 활용되었는데,
특히 그가 이 사이트에서 사용한 아바타(위 이미지)는 보는 바와 같이 마도츠키의 방,
정확히는 문이 없고 좀 더 좁게 축소된 버전의 마도츠키의 방 모습을 하고 있다.
추정 타임라인에 따르면, 키키야마는 이 사이트에 업로드할 음악들과 유메닛키의 개발을 동시기에 같이 진행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이후 위 내용을 제외하고 본문에 들어갈 키키야마와 관련된 이야기들은 모두 게임 외적인 간접 활동, 언급, 협업 등을 하나도 빠짐없이 추적하고 기록한 결과물이다.
https://www.vector.co.jp/soft/win95/game/se332192.html

매우 어두운 분위기의 꿈속(이라는 설정)의 세계를 돌아다니는 게임입니다.
특별히 스토리나 목적은 없습니다. 그냥 돌아다니는 게임입니다.
특정 캐릭터를 체크하면 '이펙트'가 늘어납니다.
'이펙트'를 사용하면 주인공의 옷차림이 바뀝니다.
(이때 숫자키 1 or 3을 누르면 특유의 움직임이나 효과가 있습니다).
이것이 그 유명한, 유메닛키를 언급할 때면 항상 나오는 게임 소개문의 원문 번역본으로,
키키야마 본인의 홈페이지(#), 게임 파일, 그리고 그가 유메닛키를 업로드한 Vector라는 사이트에서 유메닛키에 대해 직접 설명해 둔 유일한 파트이기도 하다.
(그 아래 0.09로 시작하는 문장은 대충 이전 버전 세이브 파일은 사용할 수 없는 안내문이다.)
그의 홈페이지 및 게임 다운로드 시 딸려오는 '처음에 읽어주세요.(初めに読んで下さい。)txt' 파일에선 이 외에도 유메닛키의 조작 방법이나 주의 사항,
사용 소재 표기 및 스크린샷, 버그 수정, 업데이트 내역에 대한 정보들이 존재하긴 하지만,
홈페이지의 업데이트는 게임의 최종 버전인 0.10, 해당 버전의 수정 파일(0.10a)을 올렸던 2007~2008년을 기점으로, 게임의 마지막 버전업과 함께 동시에 끊긴 상태이다.

유메닛키는 부정기적으로 버전업시켜, 여러 가지 추가 or 교체해 나갈 예정입니다.(캐릭터의 배치나 맵 등이 바뀔 수 있습니다)
그가 유메닛키를 업로드했던 Vector에서 그의 프로필 페이지(#)에선 위와 같은 내용을 적어두기도 했는데,
우리가 이미 익히 알고 있듯, 유메닛키의 버전업은 2007년 0.10에서 실질적으로 끝났다고 볼 수 있으며, (0.10a는 버그 수정판.)
이후에도 드문드문 키키야마의 생존 신고가 있었지만, 유메닛키의 패치와 관련된 활동은 없었던 것으로 미루어볼 때,
적어도 현 시점에서 유메닛키의 최종 버전은 0.10(a)이 맞으며, 키키야마 또한 이 시점에서 무언가를 더 추가하거나 수정할 의향은 없어 보인다는 것이 거의 확실하게 여겨진다.
(같은 내용이 '처음에 읽어주세요.txt 파일에도 적혀 있으므로, 이는 사실상 개발 과정 중에 남은 흔적 기관이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하도 밝혀진 바가 없고, 키키야마 본인이 평소에 어디 근황을 투고하거나 직접 나서서 소통을 하는 타입도 아니다 보니,
해외 유메닛키 팬덤에선 심심하면 나오던 떡밥 중 하나가 바로 그의 근황, 생사와 관련된 걱정들이기도 했다.
('유메닛키 제작자 or 키키야마 아직 살아 있나요?' 같은 글들, 대부분은 밈, 농담성 언급이긴 함)
필자의 기억이 맞다면, 2016~2017년을 기점으로 세간에서는 '키키야마가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유메닛키 공식 Q&A' 짤이 일부 돌아다니기도 했었는데, (필자가 다음 블로그 시절 썼던 글에도 관련 내용이 있었다.)
작년에 밝혀진 바에 의하면, 이는 유메닛키를 좋아했던 한 일본 팬의 자작 Q&A로, 당시 유메닛키에 대해서 모르는 친구에게 작품을 소개해주기 위해서 만든 것이라고 한다. (#)
다시 말해, 해당 Q&A는 키키야마나 공식 웹사이트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그냥 2차 창작물이라는 것.
이를 DM으로 인지한 원본 제작자 측에서도 '해당 Q&A는 공식과 무관하며, 무단 전재나 수정을 삼가 달라'라고 명시하고 있기에, 본문엔 이를 굳이 가져와서 번역하진 않았다.

다만, 해당 Q&A는 접근성이 가장 좋은 유메닛키 팬덤 위키의 키키야마 문서에 자그마치 3년 동안이나 공식 Q&A라는 내용으로 기재가 되어 있었고,
올해 8월에서야 겨우 관리자에 의해서 관련 내용이 정정 및 삭제되는 일이 있었기에, 이는 이와 관련해서 필자가 작성한 본문을 감상한 독자분들만이라도 제대로 된 사실 관계를 알았으면 해서 잠깐 쓴 내용이며,
(유메닛키 관련 정보가 필요한 경우, 필자는 팬덤 위키와 유메 위키를 함께 체크하길 추천함)
이렇게 키키야마 자체가 은둔적인 성향을 가진 인물이긴 하지만, 이 외에도 키키야마의 활동은 2010년대 중간과 이후에도 드문드문 몇 번 있긴 했는데,
(그마저도 본인이 직접 나섰다기 보단 주변의 증언과 정황 증거들.)
먼저 2013년 당시, 프로젝트 유메닛키(유메닛키의 미디어 믹스화)와 관련해,
키키야마에게 직접 접선을 시도했던 프로젝트 유메닛키 측에 저작권 및 상표 관련된 허가를 내려주면서 간접적으로 생존 신고를 한 이력이 있으며,
이때 프로젝트 유메닛키의 홈페이지에 기재되었던 키키야마 관련 내용은 다음과 같았는데(아카이브),

“「프로젝트 유메닛키」의 작품들은, 원작자의 허가 및 확인을 받아, 각각의 크리에이터들이 독자적으로 가지는 해석에 근거해 제작되며, 이에 따라 작품마다 다른 스토리/테마/설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꼭 원작 「유메닛키」를 먼저 플레이하고 나서 프로젝트 유메닛키의 작품을 즐겨주세요.

※캐릭터명에 관해서※
유메닛키의 굿즈에 사용되는 특정 명칭들은 공식 설정이 아니지만, 인지하기 쉬운 명칭이라는 이유로 키키야마님으로부터 특별히 상품명에 대한 사용 허가를 받았습니다.”
이런 식으로 키키야마에게 상품 제작에 대한 허가와 승인을 받았음을 명시하면서, 그가 원작자이자 저작권자임을 확실히 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필자가 다음 블로그에 썼던 글을 모두 잃어버린 관계로, 프로젝트 유메닛키에 대한 더 자세한 설명은 유메 위키의 프로젝트 유메닛키 문서(#)로 대체함.
(대충 저 때 유메닛키의 IP를 바탕으로 소설, 만화와 공식 OST, 그 외 공식(?) 굿즈들이 한창 쏟아져 나왔었고, 이후 어느 시점엔가 사이트 도메인이 매각되어 현재는 사실상 단종. 그 다난한 역사에 대해선 위 문서를 참고.)
프로젝트 유메닛키 측에서도 설명하고 있듯, 프로젝트 유메닛키의 굿즈들이 키키야마의 허가 하에 유메닛키의 공식 소스들을 사용하고 이를 상품화한 건 맞지만,
키키야마는 여기서도 어디까지나 라이선스 제공자로서의 입장을 지킬 뿐, 프로젝트에 대한 건 일절 개입하지 않고 각 아티스트들의 창작을 존중하는 자세를 보였다.
자신의 지식재산권인 유메닛키를 다른 창작자들이 자유롭게 다룰 수 있도록 권한을 승인해 주는 한 편, 내용에 대한 검증과 개입은 하지 않으며 창작적 참여를 최소화했기 때문.
이는 그의 유메닛키에 대한 작품 철학이 처음부터 의도된 것이었음은 물론, 프로젝트 유메닛키까지 변함없이 이어졌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이고,
이는 후술 하겠지만, 이후 2018년 출시된 공식 후속작 '드림 다이어리'에서도 똑같은 맥락으로 관찰된다.
(참고로 드림 다이어리도 이 프로젝트 유메닛키의 일환으로 추진 및 제작되었다.)
프로젝트 유메닛키의 상품들과 드림 다이어리는 모두 원작자인 키키야마의 허가를 받았고, 그렇기에 공식을 자처할 권한이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둘 다 키키야마 본인의 직접적인 개입과 참여가 거의 없다시피 한 수준이다 보니, 이걸 공식으로 봐야 할지 비공식으로 봐야 할지 팬들 사이에서도 애매하다고 느낄 때가 많은데,
상기한 이유로 프로젝트 유메닛키의 산물들은 공식과 비공식의 중간에 있는 묘한 포지션을 가지고 있기 때문.
필자는 일단 이들이 원작의 요소와 세계관을 사용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을 가진 건 맞지만,
원작자인 키키야마가 직접 제작하고 이끈 건 아니라는 점에서, 엄밀한 의미의 공식, 캐넌(Canon), 정사에 포함되진 않는다고 보고 있다.
(결정적으로 프로젝트 유메닛키 측에서도 굳이 공식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비공식도 아니고, 엄연히 원작에서 정식으로 허가를 받고 만들어졌기에, 필자는 굳이 표현하자면 "공식 라이선스 상품"으로 정의하는 편.
(여담이지만 소설인 '당신의 꿈에 나는 없어' 또한, 처음 나올 때 초회본으로 바로 구매해서 읽고 다음 블로그에 후기를 올렸던 바가 있다.)
그렇게 2004년에 유메닛키와 함께 갑자기 나타나서는, 이후 2007, 2008년까지 게임과 웹페이지를 꾸준히 버전업 또는 수정하다가,
그 모든 게 완성된 이후로는 홀연히 자취를 감춰버린, 그야말로 종잡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유메닛키의 제작자 키키야마에 대한 짧은 요약이라고 볼 수 있다.
키키야마 본인이 공식 석상에서 남긴 어록은(이 또한 직접적으로 본인을 통한 게 아닌 관계자들의 간접 증언) 저렇게 모두 통틀어도 몇 줄 되지 않는 분량인 데다가,
그마저도 많은 것을 얘기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보니, 키키야마로부터 공인된 사실이나 멘트가 거의 없다시피 했었고.

그렇다고 그가 죽은 것은 아니므로, 이후 이런 키키야마와 유메닛키를 두고 몇 번의 주목할만한 이벤트가 발생하기도 했는데,
바로 위에서 얘기한 2013년의 프로젝트 유메닛키가 그렇고, 이어서 2014년 프로젝트 유메닛키의 일환인 공식 사운드트랙(꿈의 소리)에서도 원작자로서 크레딧이 올라가거나(#),
(여기서 키키야마는 이 앨범에 들어갈 곡들을 모두 새로이 맞춤 작곡/편집한 것은 아니며, 이는 크레딧을 통해 앨범용 음악 제작, 어레인지, 트랙 순서, 곡 작명, 디렉팅과 프로듀싱, 마스터링이 모두 별개의 인물에 의해서 담당된 것으로 확인 가능. 키키야마는 여느 때처럼 원작 음악 및 사운드의 작곡가 겸 제작자로서 해당 사운드트랙 앨범에 자신의 원곡 사용을 허락하고 필요한 소스를 제공하는 등의 역할만 했을 가능성이 높음.)
그 후 4년 뒤인 2018년엔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유메닛키의 스팀 진출,
그리고 후속작 겸 팬 게임인 드림 다이어리의 출시 소식과 함께, 꾸준히는 아니지만 드물게 유메닛키 관련 소식과 함께 언급되는 경우들이 있었고,
특히 2018년엔 키키야마 본인이 직접 드다의 공식 웹페이지로 연결되는 로고를 자신의 웹페이지에 추가하는 마이너 업데이트를 시행했던 바가 있다.
(사이트를 수정할 수 있는 권한을 양도하거나 한 게 아니라면.)
여러 인터뷰나 정황상, 역시 유메닛키의 스팀 진출은 딱히 키키야마 본인의 의도로 추진된 것은 아닌 것으로 추정되며,
이 또한 드다를 개발하기 전 밑과정에서, 꾸준히 키키야마와의 접선을 시도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는 Playism, 그리고 Kadokawa 측의 주도로 보인다.
프로젝트를 이끈 인물들이 전부 유메닛키의 오래된 팬이다 보니, 후속작 출시 전에 원작을 리스펙 하고 재조명받게 하는 일환으로 스팀에 이식시킨 모양.
이 또한 당연히 키키야마와의 접선 및 허가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이므로, 이러한 면모들을 통해 그가 이렇게 작품에 대해선 의도적으로 침묵을 지키더라도,
유메닛키로 상품을 만들거나, 원작을 다른 플랫폼으로 이전시키는 등 외부에서 나서서 IP를 확장하려고 시도하는 행위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협조해 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롤랑 제라르 바르트(Roland Gérard Barthes, 1915-1980)
이전 글에서도 설명했지만, 키키야마의 이러한 신비주의와 비개입주의적 자세는,
롤랑 바르트가 얘기했던 “저자의 죽음(Death of the Author)”과도 맞물리는 측면이 있으며,
키키야마가 자신의 작품인 유메닛키에 대해서 보여온 이러한 자세를 통해, 우리는 그의 침묵이 단순한 공백이나 결핍이 아닌 의도된 '설계'였음을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자세는 키키야마가 유메닛키를 공개한 후, 이례적으로 가장 많은 간접 어록과 활동을 남겼던 2018년 당시,
드다 개발진들의 관련 인터뷰에서도 동일하게 엿볼 수 있는데, (1, 2)
해당 기사들에서 언급된 키키야마 관련 내용들을 여기서 간단히 번역하자면,
(OP = 인터뷰어 측, KN & SM = 유메닛키, 드다 개발 및 유통과 관련된 인물들, 인터뷰이 측)
(중략) “그중에선 유메닛키의 비밀스러운 원작자, 키키야마에 관한 언급도 있었는데요. 그는 이전에도 다른 이유로 Kadokawa와 연락을 주고받은 적이 있으며(주: 아마 프로젝트 유메닛키, 스팀 런칭 관련), 드림 다이어리의 개발에 있어서도 그의 의견을 구한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는 (드다의 개발 도중) 게임 내 빌드들을 살펴본 후, "설명이 필요 없는 방식이 현실에 가장 가깝다(close to real life in how it’s not explanatory)"라는 말을 남긴 것으로 전해집니다. 또한 이치노세 씨의 경우, 처음 드림 다이어리의 기획안을 키키야마에게 보여줬을 때, 이후 그에게서 아무런 추가 요청이 없었다는 말과 함께 '(키키야마는) 팬들이 유메닛키를 자유롭게 해석하듯, (드다) 개발자들 또한 유메닛키에 대해서 자유롭게 해석하길 바라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습니다.”
- YUMENIKKI -DREAM DIARY- Famitsu Developer Interview
(다음 인터뷰 발췌) “우리가 처음 키키야마에게 '유메닛키를 재해석하고 새롭게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지', 또는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는지', '당신이 보고 싶은 게 있는지' 물었을 때, 그가 해준 유일한 조언은 이랬어요.
"아무것도 설명하지 말 것(Don’t explain anything)."”
OP : 키키야마에 대해 잠시 이야기를 나눠보죠. 그는 상당히 수수께끼인 개발자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번 프로젝트(유메닛키 -드림 다이어리-)에는 어느 정도로 관여했나요? (참고 : 키키야마의 정체에 대해서는, 그가 개인인지 팀인지조차 대중에게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KN : 유메닛키 -드림 다이어리-에서, 키키야마는 프로젝트 전체의 감독 역할을 맡았습니다.
그는 정말 과묵한 사람이에요. 프로젝트 전체를 감독하는 과정에서도, 저희가 처음에 '이 게임을 어떻게 재해석하고 새로이 만들어가면 좋을지', '혹시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는지', '또는 특별히 보고 싶으신 것이라도 있는지' 물어봤을 때, 키키야마 씨가 저희에게 준 유일하고도 구체적인 조언은 이것이었습니다. "아무것도 설명하지 말 것."
원작을 플레이했을 때를 떠올려보면, 우리 역시 게임 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전혀 알 수 없었죠. 어떠한 설명도, 붙잡을 만한 단서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가 이 프로젝트에 대해 준 유일무이한 조언 또한 "설명하지 말 것. 필요하다면 최소한의 단어만 사용하고, 그 외에는 플레이어가 직접 돌아다니면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스스로 생각하게 둘 것."이었습니다.
다시 원작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원작 유메닛키에는 구체적인 서사나 스토리가 없습니다. 그렇기에 플레이어의 머릿속에서 자연스럽게 그 게임의 배경이 되는 이야기가 만들어지죠. 그래서 플레이하는 사람마다 게임의 목적, 마주하는 상황, 다양한 장면과 캐릭터에 대한 해석이 제각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것이 키키야마 씨가 정확히 의도했던 바입니다. 그래서 그는 "아무것도 설명하지 말고, 플레이어가 게임의 내용과 주제에 대해 스스로 결정하도록 만들 것."을 강조했죠.
그 밖에도 키키야마 씨는 게임(드다)의 세부 사항들을 작은 것 하나 안 놓치고 요소요소 꼼꼼히 확인했지만, 그 모든 과정에서 그가 우리에게 제시해 준 유일무이한 구체적인 방향성은 오직 그것뿐이었어요. 그 이상으로 어떤 칭찬이나 불평 한마디도 없었죠. 저희가 무언가를 보여드리면, 그는 그저 "네, 좋네요. 네, 좋습니다." 정도로만 반응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죠.
"모든 사람은 각자 자신만의 해석을 가질 수 있습니다. 나는 당신들이 이 게임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으니,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그러니 당신들만의 해석을 사용해 봐도 괜찮습니다. 만약 당신들이 제대로 만들기만 한다면, 다른 사람들 또한 어차피 자신만의 해석을 갖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유메닛키 -드림 다이어리-에서 키키야마 씨가 맡았던 역할의 전부였습니다.
- GDC 2018 Interview: YUMENIKKI -DREAM DIARY- (PLAYISM)
대략 이런 내용들이 있으며, 여기서도 우리는 키키야마라는 인물의 일관된 태도와 확고한 작품 철학을 확실하게 재확인받을 수 있는데,
인터뷰에서 언급된 것처럼, 키키야마는 드림 다이어리의 개발에서 명목상 '감독(Supervisor)' 직함을 맡았지만, 그가 프로젝트 내에서 보여준 모습은 일반적인 감독의 그것과는 많이 달랐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처음 드림 다이어리가 공식 발표되었을 때, 공식 커뮤니티 측(#)에선 드다가 유메닛키의 원작자인 키키야마 본인의 감수 하에, 전폭적인 협조를 받아 제작되었다고 밝혔었는데,
('YumeNikki -Dream Diary- was created under supervision and with the full cooperation from the original creator, Kikiyama themselves.')
인터뷰를 통해서 밝혀졌듯, 키키야마는 여기서도 감독으로서 프로젝트의 방향을 세세하게 지시하거나 내용에 깊이 관여하면서 이끌기보단,
프로젝트 개발팀이 유메닛키의 세계를 자유롭게 재해석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자율성을 부여하되 자신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기여했고,
이런 키키야마의 유일하고도 확고한 지침이었던 "아무것도 설명하지 마십시오"는, 원작에서부터 이어져 온 그의 핵심 창작 원칙을 고스란히 보여줌과 동시에, 오피셜로 확정 짓는 문장이기도 하다.
인터뷰에서 밝혔듯, 키키야마의 드다 개발 과정에서의 실질적인 역할은 게임 내용을 확인하고 검수(Supervision)하는, 일종의 최종 감수자로서의 역할에 더 가까웠다고 볼 수 있으며,
그는 작품의 최종적인 결과물이 원작의 정신, 즉 '설명 없이 플레이어 스스로 의미를 찾아가는 경험'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새로운 창작자들(이 경우 드다 개발팀)이 자신들의 해석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최소한의 방향성만을 제시하며 문을 열어주는 역할을 담당했다고 볼 수 있다.
(겸사겸사 자신이 원작에 사용하지 않았던 미사용 아이디어와 컨셉아트도 조금 제공해 주고. #)
특히 드다 개발 과정에서 나왔던 여러 결과물이나 아이디어에 대해 칭찬도 불평도 아닌 "네, 좋네요. 네, 좋네요."라고만 표현하는 식으로 무한 긍정에 가까운 관점을 유지한 점,
"당신들만의 해석을 사용해도 괜찮습니다."라고 말하며 개발팀에게 자유로운 해석을 장려한 키키야마의 자세는,
원작 유메닛키부터 이어져 내려온, 자신의 작품이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되고 생명력을 이어가는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도,
그 해석의 권한은 철저히 플레이어와 창작자들에게 양도하는, 그의 일관되고 독특한 작품 철학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예시다.

움베르트 에코(Umberto Eco, 1932-2016)
이와 관련해, 앞서 언급했던 롤랑 바르트의 '저자의 죽음'과 궤를 같이하는 유명한 구절이 하나 존재하는데,
바로 움베르토 에코의 "작품이 끝나면 작가는 죽어야 한다. 죽음으로써 그 작품의 해석을 가로막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라는 구절이다.
에코는 자신의 소설인 '장미의 이름' 출간 이후, 작품을 향해 쏟아지는 해석 요청에 대해 직접 쓴 해설서에서 위와 같이 답하는 식으로,
작가가 살아남아 '정답'을 제시하면 독자의 상상력이 차단된다는 점을 경계했던 인물이며,
이는 '텍스트가 작가의 손을 떠나는 순간 독립적인 생명력을 갖는다'는 롤랑 바르트의 사상과도 일맥상통하는데,
과거에는 문학 작품을 이해하거나 해석할 때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고, "작가가 무슨 생각으로 썼는가?"가 곧 정답을 의미했으나,
롤랑 바르트는 이를 부정하며, 작품의 텍스트는 작가 개인의 100% 독창적인 창조물이 아닌, 수많은 문화적 인용과 언어들의 모자이크라고 보았다.
표현이 다소 추상적일 수 있기에 풀어서 쓰자면, '텍스트(text)'를 그 어원인 '직물(texere)'로 비유해 볼 때,
롤랑 바르트에게 있어서 작가란 '실을 직접 만드는 사람'이 아닌, '이미 세상에 나와 있는 다양한 색깔의 실(언어와 문화)을 엮어, 자신만의 방식으로 옷감을 짜는 사람'을 의미했다.
여기서 핵심은 작가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신이 아니라, 이미 있는 재료들을 섞고 요리하는 요리사이자 편집자 같은 존재에 가깝다는 것.
그에게 있어서 작가는 단지 이미 존재하는 언어를 조합하는 필사자(Scriptor)일 뿐이며, 나아가 "저자의 죽음은 독자의 탄생을 대가로 치러야 한다."라는 것이 바로 롤랑 바르트의 주장이기도 했는데,
이는 다시 말해, 작가가 신과 같은 권위를 내려놓고 사라져야만, 독자가 텍스트를 자유롭게 해석하고 의미를 생성할 수 있는 공간이 열린다는 것을 의미했다.
즉, 작품의 진정한 의미는 작가가 숨겨놓는 것이 아니라, 독자가 그를 읽어 나가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고 본 것.
에코 또한 같은 맥락에서, "소설이 세상에 나온 순간, 그 소설은 작가의 손을 떠나 독립적인 생명력을 가진 텍스트로 존재하게 되며,
작가가 살아서 '내 의도는 이것이다'라고 말하는 순간, 독자의 상상력과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은 차단되므로,
작가는 작품을 완료한 뒤에는, (상징적으로) 죽어서 텍스트가 스스로 굴러가도록 내버려 두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반복하자면, 이 구절은 롤랑 바르트가 발표한 '저자의 죽음'의 핵심 사상을 문학적으로 풀어쓴 것이기도 하며, 이는 현대 문학 비평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가지고 있는 이론이기도 하다.
이러한 키키야마의 작품관은 비단 드림 다이어리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며, 앞서 설명했듯, 2013년의 '프로젝트 유메닛키' 당시에도,
키키야마는 유메닛키의 저작권 및 상표 사용을 허가해 주면서도 각 크리에이터들의 독자적인 해석을 존중하며 내용에는 일절 개입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 바가 있는데,
이처럼 자신의 지식재산권을 다루는 방식에 있어서 그의 입장은 놀라울 정도로 일관되어 왔으며, 이는 유메닛키의 인기와 작품성이 단순히 운에서만 기인한 것이 아닌,
제작자인 키키야마의 확고한 가치관, 작가로서의 자세 또한 많은 부분 기여했음을 증명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가 확실히 알 수 있듯, 키키야마는 유메닛키가 특정한 하나의 '정답'으로 규정되는 것을 경계하며,
오히려 다양한 해석과 2차 창작을 통해 작품의 세계가 확장되고 풍성해지는 것을 지지하는 것처럼 비추어지는데,
이러한 키키야마의 작품관에서 비롯되는 '의도된 부재'와 '해석의 개방성'이야말로,
유메닛키가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재해석되며, 끊임없이 새로운 이야기와 수많은 파생 작품들을 탄생시킨 원동력이기도 하다.
또한, 이처럼 키키야마 본인이 자신의 정체를 철저히 숨기고 작품에 대한 언급을 의도적으로 피하는 인물인 만큼,
그와 관련된 공식적인 자료는 본문과 같이 손에 꼽을 정도로 희귀한 편이며,
때에 따라서는 그 몇 안 되는 확실한 자료들조차 진위 여부에 의문을 품거나, 음모론을 가지거나, 부정하는 유저들조차 있을 정도.
한 가지 예로, 앞서 언급했던 2018~2019년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키키야마가 드다에 감독직으로 참여한 것을 포함해 유메닛키와 관련해서 이례적으로 가장 많이 모습을 비췄던 해이기도 했는데,
이 시기 그의 행보 중에서도 특히 필자에게 개인적으로 임팩트가 컸던 것은, 2019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드다의 유통사인 플레이이즘이 '키키야마에게 직접 제공받은' 크리스마스 카드를 트위터에 포스팅한 일이었다.

플레이이즘이 공개한 해당 트윗에선 저렇게 키키야마가 손수 제작해서 제공해 준 크리스마스 카드가 보이는데, (#)
이게 얼마나 임팩트 있는 일이었는지 강조하자면, 이것은 키키야마가 2008년 유메닛키 원작의 최종 업데이트 이후 거의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유메닛키와 관련된 새로운 공식 컨텐츠를 직접 제작하여 공개한 사례였다.
(이 작은 크리스마스 카드 한 장 드랍은, 유메닛키 팬덤에겐 어땠을지 몰라도 적어도 필자에게 있어선 역사적인 사건으로 남아 있음.)

그런데 이를 포스팅한 트윗에 달린 답글 반응이 저랬던 적도 있다. (빠른 이해를 돕기 위해 DeepL 번역을 같이 캡처함)
이러한 회의적인 반응들은, 단순히 일부 유저들의 불신이라는 단계를 넘어 키키야마의 철저한 부재가 만들어낸 역설을 보여주고 있기도 한데,
제작자의 존재 자체가 너무나도 베일에 감추어져 있기에, 위와 같은 가장 확실한 사례들조차 곧바로 믿지 못하고 의심하는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
한편 필자에게 이 크리스마스 카드가 가지는 진정한 의의는 저러한 유저들의 반응과는 별개로 존재하는데,
필자에게 있어서, 이 사건은 2008년에 멈춰버린 줄 알았던 유메닛키의 세계가 사실은 지금도 여전히 창조주의 관리하에 살아 숨 쉬고 있으며,
키키야마가 유메닛키를 완성된 과거의 창작물로써 그저 방치해 둔 것이 아니라, 변함없이 애정을 가지고 지켜보는 관리자로서 남아 있음을 보여준 케이스였기 때문.
(필자는 이렇게 그의 극도로 절제된 활동이 그의 작품 세계에 어떤 무게와 영향력을 부여하는지에 대해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고,
그렇기에 본문도 작성되고 있는 것.)
이후 키키야마의 활동은 프로젝트 유메닛키, 드림 다이어리를 끝으로 다시 한동안 끊기는 줄 알았지만,
위 크리스마스 카드가 나오고 2년 뒤인 2021년에도, 우리는 여전히 키키야마의 간접적인 생존 신고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https://www.fangamer.com/collections/yume-nikki
2021년, 정확한 시기는 불명이지만, (필자가 확인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1월 21일부터)
글로벌 게임 굿즈 회사인 팬게이머(Fangamer)에서 무려 유메닛키의 굿즈들을 공식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는 새로운 소식이 들려왔었는데,

이게 왜 간접적인 생존 신고냐면, 팬게이머에서 판매되는 굿즈들은 기본적으로 공식 라이선스의 허가를 받는 작품에 한해서만 제작되기 때문.
마찬가지로 여기서 판매하는 유메닛키의 굿즈들도 오피셜 인증을 달고 있고, 상품 설명에 이를 분명히 명시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즉, 유메닛키의 제작자이자 작품에 대한 지식재산권을 가지고 있는 키키야마 본인에게 어떻게든 직간접적으로 협력과 컨펌을 받아낸 것.
(이는 토비 폭스의 인터뷰에서도 확인되고 있는 부분이며, 토비가 키키야마와 접선할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이 팬게이머와의 접점 덕분.)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키키야마와 접촉했던 외부 관계자들과 인터뷰어들도, 그의 신비주의를 존중하며 동시에 유메닛키의 작품성을 지키려는 세심한 태도를 보인다는 것이다.
위에서 다뤘던 드림 다이어리 개발진 인터뷰는 물론이고, 후술할 토비 폭스와의 인터뷰를 살펴보면,
모든 공적 문서에서, 키키야마를 지칭할 때 직접적으로 '그(he)' 혹은 '그녀(she)'와 같이 성별을 특정할 수 있는 인칭대명사를 사용하기보다는,
'그/그녀/그들(he/she/their)' 또는 '우리/나(we/me)'와 같이 단수와 복수를 혼용하거나 중성적인 표현을 사용하여, (일본어의 경우 키키야마 씨 - ききやま氏)
키키야마의 생물학적 성별은 물론, 개인인지 혹은 단체인지조차 특정할 수 없게, 명확히 드러내지 않게끔 배려해 주는 모습을 꾸준히 확인할 수 있다.
이는 키키야마라는 존재가 '유메닛키의 제작자'로서의 단순한 위치를 넘어,
이제는 본인 자체가 자신의 작품을 둘러싼 하나의 커다란 미스터리로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시이기도 한데,
이처럼 베일 속에 가려진 키키야마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에 대한 깊은 존경과 애정을 가진 이들의 노력으로,
아주 가끔, 그의 생각의 편린을 엿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마련되기도 한다.

그 예시가 바로 앞서 다뤘던 드다 개발자들의 인터뷰, 그리고 2년 전인 2023년에 올라왔던 토비 폭스의 키키야마와의 인터뷰 기사다.
(필자가 번역해 둔 내용은 여기서 볼 수 있다.)
잠깐 부연 설명을 하자면, 일본의 저명한 게임 잡지사, 패미통(Famitsu)에서 토비 폭스가 직접 연재했던 '토비 폭스의 비밀 기지(Toby Foxの秘密基地)'라는 칼럼이 존재한다.
그리고 바로 여기서 2023년 3월 1일, 토비 폭스가 어렵사리 성사시킨 키키야마와의 인터뷰 기사가 올라와 언더테일, 델타룬 팬덤은 물론이고 유메닛키 팬덤에서도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이 인터뷰를 필자가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본문 내내 설명했듯 '철저히 의도적인 침묵을 고수하는' 그 키키야마가 남긴 몇 안 되는 공적 발자취이자,
그가 외부 세계에 자신을 드러낼 때, 어떤 식으로 관계를 맺고 스스로를 절제하는지를 보여주는 극히 희귀하고 중요한 참고 문헌이 되기 때문이다.
이마저도 주고받은 문답이 겨우 10개에 불과하고, 유메닛키의 내용에 관한 질문은 토비 폭스가 사전에 컷 하면서 들어갔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이 10년 넘게 궁금해 해 온, 유메닛키의 인게임 내용을 해석하는 데에 도움이 될만한 정보는 딱히 없었지만(있어서도 안 되고),
그럼에도 지금까지 유저들의 추측과 짐작으로만 존재해 온 키키야마의 작품관이나 유메닛키 관련 몇 가지 비하인드,
그리고 키키야마 본인의 아주 개인적인 음식 취향까지 본인에게서 직접, 그것도 구체적으로 '정답'을 확인할 수 있었던 사실상 유일무이한 자료라는 점에서,
이 인터뷰는 우리가 '키키야마라는 인물에 대해 객관적으로 알 수 있는 정보의 경계선'을 그어주는 역할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이 경계선이야 말로, 어떤 의미에선 한계이기도 한데,
우리는 이렇게 키키야마의 여러 발자취와 인터뷰를 좇으며 그의 작품관과 성향에 대한 희미한 윤곽은 그려볼 수 있지만,
동시에, 유메닛키 속 기괴한 크리처들의 정체, 게임에서 나타나는 여러 장소와 무수한 상징들의 의미,
마도츠키가 발코니에서 내린 마지막 선택의 이유에 대해서는, 그 어떤 직접적인 답변도 얻을 수 없기 때문.
결국 키키야마는 우리에게 나침반의 방향만을 어렴풋이 보여줄 뿐, 지도 그 자체를 쥐여줄 인물은 아니기에.
필자가 이 글에 그토록 오래 잡혀 있었던 이유는,
이 블로그에서 유메닛키를 해석한다는 시도를 하기 앞서, 이 작품에 대한 필자의 가장 근본적인 관점을 먼저 제시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겹게 말해왔듯, 유메닛키의 가장 큰 특징은, '제작자인 키키야마에 의해서 공인된 공식적인 해답이나 해설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그리고 필자는 여기서 이 작품의 본질에 얽힌 한 가지 아이러니를 느꼈는데,
역설적으로, 바로 그 불확실성 때문에 게임의 제작자인 키키야마의 존재를 더욱 의식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
이러니저러니해도, 키키야마는 유메닛키의 유일무이한 제작자이며, 이 작품의 근원(根源)이라고 볼 수 있는 인물이니까.
그런 의미에서 필자에게 있어 유메닛키란, 어떤 면에선 일종의 로르샤흐 테스트(Rorschach Test)와 같았다.
로르샤흐의 시험지에서 사용되는 잉크 반점엔 정해진 의미가 존재하지 않지만, 피험자의 반응과 해석에 그 심리가 반영되며,
그 잉크는 아무렇게나 뿌려진 듯한 자국으로 보이지만, 정신적 상태와 인격에 따라서 모든 사람이 제각각 다르게 해석하며, 해석 방법조차 학자들에 따라서 천차만별로 갈린다.
여기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 필자는 이 유메닛키라는 작품에 제작자인 키키야마의 심리와 경험 또한 자연스레 녹아들었을 것이라 가정했다.
작품엔 설령 그 제작자가 아무런 의도를 담지 않았더라도, 반드시 그를 구성하는 세계관, 경험, 무의식의 편린들이 심리적 지문처럼 남기 마련이며,
만에 하나 의식적인 설계가 없었다고 해도, 그 결과물에서 창조주의 흔적까지 지워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필자의 유메닛키 해석은, 인게임을 위주로 주인공인 마도츠키의 심상과 서사를 천천히 풀어가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동시에, 외부적으론 이 유메닛키라는 거대한 시험지에 남겨진 키키야마의 희미한 지문들을 채취하고 분석하여,
그의 내면 풍경을 읽어내 재구성해보려는 시도이기도 할 것이다.
앞에선 저자의 죽음과 (작가의) 의도된 부재에 관해서 이야기해 놓고, 뒤에선 이렇게 키키야마에 대한 의식과 그 저의 또한 파고들겠다는 내용을 쓰는 것이 일견 모순되어 보일 수도 있으나,
이에 대해서 짚고 가자면, 앞서 롤랑 바르트와 움베르토 에코를 들며 '저자의 죽음'을 인용한 것은, 키키야마가 정답을 강요하지 않았기에 독자의 해석이 자유로워졌다는 결과론적 현상을 설명하기 위함이었고,
뒤이어 이렇게 개인적으로 유메닛키를 다루는 데에 있어서 키키야마의 내면을 파고드는 것 또한 필요한 과정임을 역설한 이유는,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탄생하게 된 기원과 맥락은 결국 한 인간의 무의식,
즉 키키야마의 무의식과, 그가 살았던 환경에서 비롯될 수밖에 없다는 일종의 발생론적 필연성을 동시에 관찰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문학 작품이나 소설이라면 몰라도, 유메닛키에 한해선 제작자인 키키야마의 의도를 짐작하고 그의 흔적들을 더듬어내는 것이 결코 무의미하지 않으며,
특히 필자의 개인적인 해석에선 오히려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생각하는데, 왜냐하면 이 작품이 다름 아닌 "꿈(무의식)"을 다루고 있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의식적인 창작물과 달리, '꿈'이란 소재는 그것을 꾸는, 내지는 그 풍경과 요소를 만드는 주체의 내면과 결코 분리될 수 없는 관계이며,
여기서 키키야마가 의도적으로 작가로서의 권위를 내려놓고 침묵을 택했을지라도, 앞서 설명했듯 그가 창조한 세계,
유메닛키의 기저엔 작가이자 제작자인 키키야마의 무의식, 심리와 경험, 그리고 세계관이 필연적으로 묻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이며,
따라서 필자가 그의 의도와 이러한 흔적을 해석에서도 의식하기로 한 것은, 단순히 작가의 정답을 찾고 그것을 내세우기 위함이 아니라,
게임 내 요소들을 해석하는 데에 있어서, 제작자인 키키야마라는 한 개인의 내면을 통과하여 이 작품 속에 투영된,
그 당시의 시대적 무의식과 집단 심리, 그리고 그가 호흡했던 시대적 배경, 나아가 그가 접하고 살아왔을 어떠한 매체 등이,
그의 작품 속에도 어떠한 형태로 녹아들거나 반영이 되진 않았는지까지 추가적으로 헤아리기 위함이다.
결국 이를 통해 필자가 시도하고자 하는 바는, 키키야마의 '진짜 의도'나 '그가 생각한 정답' 그 자체에 있다기 보단,
궁극적으론 그가 만든 유메닛키라는 작품과, 그 안에 있는 마도츠키라는 인물을 좀 더 깊이 이해하고 해석하는 데에 있어,
제작자인 키키야마의 바탕과 맥락을 함께 고려하고, 그조차 해석에 활용한다는 점에 있다.
말하자면, 필자에게 있어서 키키야마에 대한 탐구는 목적이자 결론이 아닌, 어디까지나 목표를 위한 수단이자 과정의 일부라는 것.
유메닛키에 대한 유저들의 해석은 처음 게임이 출시되었던 2004년부터 2025년 오늘날까지,
수를 셀 수 없이 정말 다양하고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시도되어 왔다.
그것이 유메닛키가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핵심적인 이유이기도 하고, 지금까지도 쇠퇴하지 않고 꾸준히 명맥을 이어올 수 있는 비결이기도 하다.
글 중간에도 비슷하게 말했듯, 유메닛키라는 작품의 핵심이자 생명력은 그러한 세계관의 확장성과 해석의 다양성에서 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기에 여기서 개인적인 유메닛키 해석을 시작하기 앞서, 필자의 해석이 가지는 개인적인 대전제를 하나 공유하고자 한다.
필자는 유메닛키의 매력이 무한한 해석의 자유에 있다는 점을 존중하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해석의 범위를 무한하게 잡지는 않으려고 한다.
무슨 말이냐면,

마도츠키는 사실 트랜스젠더다, 사실 유메닛키 속 현실 세계는 멸망했다, 사실 유메닛키는 외계인의 실험 속 세상이다, 마도츠키는 사실 연어초밥이다.
필자는 이런 흥미 본위의 무맥락적인 접근보다는, 어찌 보면 가장 클래식하고 원론적인 자세로 유메닛키라는 작품에 접근하려고 한다.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이 말이 필자가 저런 해석들을 전부 부정하고 그저 실없는 소리로 치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건 아니다.
이 게임에 시도되었던 모든 해석은 모두 개인에게 나름대로의 근거와 저마다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
단지 필자는 좀 더 근원적인 시점에서 유메닛키를 바라보고자 했으며,
그에 따라 여기서 한 가지, 너무나 당연하면서도 가장 개인적인 필자의 유메닛키 해석의 '전제'를 하나 세워두고자 한다.
바로,

유메닛키는 결국 "꿈"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게임이며,
그 꿈은, 주인공인 "마도츠키"라는 소녀의 내면을 바탕으로 두고 있다는 것.
유메닛키의 세계가 '꿈'이라는 점은, 역설적으로 그 해석의 지평이 정말 말처럼 무한하지는 않고, 일정한 심리학적 '경계' 안에 존재함을 시사한다.
지금까지의 수많은 해석들이 유메닛키의 세계를 단순히 꿈뿐만 아니라 그 외적으로 문화, 우주, 철학, 혹은 또 다른 미지의 무언가와 연결하며 그 지평을 무한히 확장하는 데에 초점을 두었다면,
필자는 그 광대한 세계를 단지 꿈, 그리고 '마도츠키의 작은 방' 안으로 가져와 그 안에서 다시금 조명하며 다뤄보려고 한다.
왜냐하면, 이 모든 기나긴 꿈의 여정은 결국 그녀의 방에서 시작되어 그녀의 방에서 끝맺어지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유메닛키라는 꿈의 '기원'은, 명백히 주인공인 마도츠키에게서 기인한다.
유메닛키에 등장하는 모든 기묘한 오브제와 풍경들은, 결국 마도츠키라는 소녀의 내면세계가 상징적으로 발현된 결과물이다.
필자는 이 대전제를 바탕으로,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라는 질문을 넘어, '이것은 마도츠키에게 무엇을 의미하는가?'라는 질문에 집중했고,
그 질문 속에서, 마도츠키라는 한 소녀가 항상 소리 없이 외치고 있었던 비언어적인 외침을 찾아내려고 노력해 왔다.
필자의 유메닛키 해석은, 그 노력의 과정을 글로 풀어쓴 결과물이 될 것이다.
달리 말해, 필자는 이 블로그에서 마도츠키가 왜 이런 꿈을 꾸게 되었는지, 그녀가 어떤 사람이며, 어떤 과거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잠시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필자는 처음 유메닛키를 접할 때부터 이 게임 속에 보이지 않는 어떠한 은은한 '맥락'이 존재한다고 느껴왔다.
처음부터 어떤 특정한 결론이나 해석의 틀을 정해두고 시작했기에 그러했던 것은 아니고,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까웠다.
필자는 이 광활한 꿈의 세계에 흩어져 있는 모든 단서들을 동등한 무게로 존중하며, 그저 그것들이 가리키는 방향을 묵묵히 따라가 보고자 했다.
그렇게 다소 거시적이긴 했으나, 유메닛키 속 기묘한 크리처들, 반복되는 상징들, 이질적인 공간들의 연결고리를 쫓아가다 보니,
어느새 흩어져 있던 점들이 서서히 하나의 선으로 이어지기 시작한다는 걸, 정확히는 이을 수 있다는 걸 발견했고,
놀랍게도, 그렇게 이어본 조각들은 제각각 흩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맞물리며 하나의 거대한 그림을 형성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그 그림의 중심에는, 언제나 주인공인 마도츠키가 있었다.
유메닛키 속 모든 상징은 그녀를 중심으로 의미를 갖기 시작했고, 유메닛키라는 꿈 자체가 그녀를 비추는 거울과도 같았다.
필자가 '마도츠키의 서사'에 집중하게 된 것은, 그것이 '가장 그럴듯한 이야기'여서가 아니라, 작품 스스로가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중력에 이끌렸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필자의 유메닛키 해석은 이 유메닛키라는 작품의 내적 논리를 충실히 따라간 끝에 자연스럽게 도달하게 된, 하나의 귀결점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 게임을 정말 다양한 방향에서 해석하고자 한다면 능히 그러할 수 있다. 유메닛키는 그만한 잠재력을 품고 있으니까.
하지만 필자는 모든 방향으로 흩어지며 차별 없이 모든 해석과 의견을 수용하고 받아들이기보단,
오히려 하나의 중심점을 발견하고, 거기에 깊이 파고든다면 비로소 그 작품의 근원이자 최심부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본격적인 해석에 앞서 한 가지 명확히 해야 할 점이 있다.
여태까지 인터넷과 미디어 믹스에 존재해 왔던 모든 유메닛키의 해석이 그러하듯,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 유메닛키이기에, 필자의 해석 또한 결코 정답이 될 수 없으며, 애초에 정답이라고 주장하지도 않을 생각이다.
그리고 다른 해석들과 마찬가지로, 필자 또한 이 작품에 대해 정말 하나도 빠짐없이 모든 요소요소를 일일이 설명하진 않을 것이다.
필자가 다음 블로그 시절 연재했던 유메닛키 해석 시리즈의 이름은 '마도츠키 임신/유산설'이었고, 필자는 그것을 이 장소에서 새로운 형태로 이어나갈 예정인데,
필자의 해석은 그 이름에서 볼 수 있듯, 어쩌면 많은 유메닛키 팬들에게 이미 익숙한 그런 해석,
과거와는 분명 달라지겠지만, 어쨌든 마도츠키가 겪었을지 모를 성적인 트라우마와 그로 인한 임신, 유산의 아픔이라는 큰 궤를 같이하고 있다.
혹자는 이 주제가 너무 많이 반복되어 진부하고 식상하다고 느낄지도 모르며, 늘 보던 레퍼토리의 반복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필자는 그러한 지배적 해석과 설들을 전부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고 단순히 '되풀이'하는 해석을 쓰는 타입은 아니다.
이것은 이미 다음 블로그 시절에도 증명했고, 이 장소에서도 오히려 더 진보된 형태로 심화해 나가는 것으로 다시 한번 증명하려고 한다.
기존의 팬덤에서의 유메닛키 해석들이 다소 직관이나 분위기에 의존한 것과 달리,
필자의 뉴 유메닛키 해석에선 주목받지 못했던, 구체적이고 집요한, 때로는 새로운 근거들을 통해 해석의 설득력과 타당성을 뒷받침해,
'필자가 왜 그렇게 느끼고, 왜 그렇게 생각했는가'를 최대한 조리 있게 풀어헤쳐서 설명하는 데에 집중할 것이며,
특히, 독자분들보다 앞서 '필자 스스로도 납득 가능한 해석인가?'를 해석의 초점으로 삼으려고 한다.
나아가, 유메닛키라는 게임에 존재하는 '지배적 해석'이라는 현상 자체에 대한 고찰을 제공하는 것을 2차 과제로 여길 생각이다.
지배적 해석과 관련해서 미리 덧붙이자면, 유메닛키엔 한 가지 거대한 역설이 존재한다.
바로 꿈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게임답게, 거의 대부분의 요소들이 모호하고 설명이 없는 이 작품에서,
다수의 사람들이 판단하기에 많은 공감과 설득력을 얻을 수 있는 해석, 또는 그러한 인상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과연, 그저 진부하고 식상한 것으로 퉁치고 넘겨도 좋은 것일까?에 대한 화두이다.
필자는 오히려 그 반대라고 생각하는데,
철저히 침묵을 고수하고, 유메닛키 속 모든 요소를 추상적으로 그려낸 키키야마의 작품 속에서,
만약 한눈에 봐도 이건 이거다, 이런 느낌이다, 이게 생각난다 하고 느껴지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것은 어떻게 보면 키키야마의 의도가 가장 노골적으로 들어간, 동시에 마도츠키의 심리에서 가장 뚜렷하고 상징적인 무언가를 의미할지도 모르기 때문.
꿈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에서 '진부하게 느껴질 정도로 명백하다'는 것은, 그 자체로 이 작품이 보여주는 가장 기이하고 역설적인 단서이자 지문이니까.
그렇기에 필자의 해석에선, 이미 당신이 기존에 보았거나 위키에도 적혀 있는 해석들이 충분히 채용될 수 있으며,
단지 필자의 해석이 가지는 차별점은, 그 깊이와 디테일, 연결고리의 이어짐과 서사에 존재할 것이다.
글이 다소 길어졌지만, 필자가 본문을 통해서 말하고 싶었던 바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결국 필자에게 있어서 유메닛키 해석이란, "스토리도, 대사 하나조차 존재하지 않는 이 작품을 '언어화'해서 이해하는 과정"이라는 것.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마도츠키는 입을 다물고 눈을 감은 채 오직 기묘한 꿈의 형상들로만 자신의 고통을 호소해 왔다.
필자는 그 소리 없는 비명에 조심스레 귀를 기울이고, 그 '침묵'을 '말'로 풀어가고자 한다.

강조하듯, 이 장소에서 써나갈 유메닛키 해석은 필자의 지극히 개인적인 해석이 될 것이며,
필자가 이를 단순히 혼자만의 망상에서 그치지 않고, 블로그라는 공적 공간에서 공개적으로 연재하는 형태를 취하는 이유 또한 지극히 개인적인 동기에서 기인한다.
스스로도 왜 유메닛키 해석을 블로그에서 연재하는 것에 그토록 집착하는지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에, 이 기회에 AI를 통해 이 심리에 대한 분석을 시도해 봤는데,
덕분에 자신을 이해하는 데에 꽤 도움이 되었기에, 여기서 그 내용을 공유하며 이 긴 프롤로그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필자가 이 유메닛키 해석을 블로그라는 열린 공간에서 누구나 관람할 수 있는 형태로 연재하기로 한 것은,
단순히 남에게 보여주기 위함이나 인정욕구가 있어서가 아닌, 필자 머릿속에 부유하고 있는 여러 추상적인 생각들을 객관적인 실체로 확정 짓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다.
말하자면, 타인에게 필자의 생각을 과시하거나 지적 허영심을 뽐낼 목적이 아닌,
그저 공적 공간이라는 무대 속에서, 타인의 시선이라는 필터를 상정 및 적용해 필자의 생각에 존재하는 논리적 허점을 가차 없이 검증하는 시험대로 삼음과 동시에,
혼자서 생각할 때는 '이 정도면 말이 되네' 하고 대충 넘어갈 수 있는 부분도, 글이라는 형태로 써서 세상에 공개하려는 순간 적나라하게 그 빈약함과 취약성이 드러나기 때문에,
그러한 부분에서 나오는 엄격함을 마치 거울처럼 스스로에게 적용하여, 해석의 완성도와 퀄리티를 보다 끌어올리길 바라는 원리라고 볼 수 있다.
즉, 필자에게 있어서 블로그 연재란, 자신의 해석이 가진 논리적 완결성을 스스로 검증하기 위해 설정한, 일종의 혹독한 품질 관리 시스템과도 같다.
나아가 글 연재를 이어가고 해석을 완성시키려는 것에 집착하는 이유는,
비유하자면, 머릿속에 들어있기만 한 생각은 마치 기체처럼 형태가 없지만, 글로 쓰인 해석은 고체처럼 단단한 실체로써 존재하게 된다.
그렇기에 글을 통해 이 해석을 완성시키고 싶다고 느끼는 것은, 10년 넘게 필자의 내면을 떠돌던 유메닛키에 관한 그 무형의 감각과 직관들을, 언어라는 틀을 통해 만질 수 있는 확실한 진실로 굳히고 싶은 갈망에서 비롯된다.
그것이 글로 완성되어 세상에 나오기 전까지, 그 해석들은 필자의 안에서 그저 '가능성'으로만 존재할 뿐이며,
필자는 그것을 꺼내 결정화시켜, 부족하다면 깨부수고 만족스럽다면 조각하여 보다 다듬고 완성시키길 희망한다.
또한 다음 블로그 시절 필자가 유메닛키 해석을 연재할 때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그 해석의 재미나 임팩트보다는,
그것이 필자 자신에게 충분히 설득될 수 있는지, 필자 자신이 논리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지,
스스로 느끼기에도 억지라고 느끼지 않을 수 있는지, 나아가 제삼자에게도 단순하고 가벼운 주장이 아닌, 완성도 있고 설득력 있는 해석으로써 다가갈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에 있었는데,
그렇기에 스스로 성에 차지 않으면 언제든지 도자기를 깨트리고 내용을 새로 쓰거나, 막힌 부분에서 답이 안 나오면 해석을 보류하고 글쓰기를 멈춰서 오랜 고민을 가지던 시기가 많았다.
이는 필자 자신이 스스로를 글을 통해 논리적으로 제대로 납득시키지 않으면 넘어가지 못하는 특성을 가진 탓이며,
필자가 보였던 유메닛키 해석 연재 글들의 퀄리티와 그로 인한 독자들의 호평은 이러한 타협하지 않는 지적 성실성에서 온 것이라 보기에,
이는 해석의 원천으로써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영원히 지켜나가야 할 요소라고 생각하고 있다.
결국 이 지난한 글쓰기의 과정은, 타인을 설득하기 이전에 나 자신을 설득하기 위한 투쟁의 기록이라고도 볼 수 있으며,
필자는 이를 통해 필자 안의 흩어진 직관들을 언어라는 그물로 건져 올려, 필자 스스로가 온전히 납득할 수 있는 논리적 실체로 완성해 내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다음 블로그 시절부터, 누군가 보아주지 않더라도 멈출 수 없었던 이 집착의 근원은 바로 그 완결성을 향한 나 자신의 목마름에 있었기에,
필자는 그 갈증을 해소하는 과정을 이 블로그에서 조심스레 공유함으로써, 키키야마가 바란 것처럼 이 작품을 온전히 자유롭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즐기고자 한다.
당장 이 글만 해도, 필자가 다음 블로그에서 (구) 유메닛키 해석 연재를 처음 시작할 당시엔 키키야마에 대해 본문만큼의 관심과 지식이 없었기에 과거엔 절대로 작성할 수 없었을 내용을 담고 있으며,
필자가 이 장소에서 새로이 유메닛키 해석을 시작하며 동시에 키키야마에 대한 사유 또한 새로 가지게 됨으로써 얻게 된 통찰을 기반으로 작성되었다.
실제로 이렇게 글을 쓰기 위해 새로운 것을 생각하고 머리를 굴리는 과정을 겪으며 필자 자신이 증강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것을 체득했기에, 이를 내재화해 내적성장의 수단으로도 활용하는 것이다.
때문에 필자에게 있어서 블로그 활동/유메닛키 해석 연재는 단순 여가 활동의 의미를 넘어서 궁극적으로는 인격적, 학문적 성장의 발판이자 수행의 역할을 겸한다고도 볼 수 있다.
이 글을 시작으로 분명히 해두고 싶은 점이 있다.
필자는 이 개인적인 유메닛키 해석을 통해, 글로벌 유메닛키 해석사에 전례 없는 어떤 거대한 혁신을 일으키겠다거나, 국내외를 막론하고 그 누구도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는 그런 거창한 포부 등을 가지고 연재에 임하는 것은 아니다.
애초에 그럴 능력도 없거니와, 그것이 이 글의 목적이 될 수도 없다.
필자의 유메닛키 해석 연재는, 말하자면 필자가 유메닛키라는 작품에 바치는 지극히 개인적인 헌사(獻辭)이자,
필자 내면에 존재하는 유메닛키에 대한 무형의 사랑을, '해석'이라는 행위를 통해 현실에 실체화하는 과정에 가깝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필자의 유메닛키 해석은 분석이라기보다는 기록에 가까우며, 주장이라기보다는 고백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유메닛키라는 세계를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그 세계의 모든 파편을 하나하나 뜯어보고 맞춰보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었던 한 팬이 바치는 가장 긴 러브레터.
그것이 필자의 유메닛키 해석을 함축해서 표현하는 가장 적절한 비유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지난 시간 동안 쌓아온 치열한 고민의 시간들이 존재하기에, 그 사랑의 무게만큼이나 해석의 밀도에 있어서는 타협하지 않았고,
비록 그 과정에서 도출될 결론들이 일부 뻔하고 진부해 보일 수는 있어도, 적어도 현존하는 유메닛키 팬 해석들을 통틀어 가장 밀도 높고 일관된 논리를 갖춘 서술을 보일 것이라는 나름의 자신은 가지고 있다.
설령 답을 찾아가는 그 과정에 다소간의 비약이나 투박함이 섞여 있더라도, 때때로 다소 억지스러워 보이는 연결고리가 등장하더라도,
그 모든 것은 마도츠키라는 한 소녀의 마음을 가장 깊은 곳까지 이해해보려고 했던 필자의 노력이자,
그것마저 유메닛키라는 이름의 거대한 퍼즐을 완성하기 위해 필자가 던지는 수많은 질문 중 하나로 이해해 주길 바란다.
개인적으로 이 게임과 마도츠키에 대해서 더 깊이 알고 싶은 마음에 지금까지 정말 안 해본 짓이 거의 없었고,
오죽하면 다음 블로그 시절, 2013~2014년쯤 (구) 유메닛키 해석 연재를 시작하기도 전에 가장 먼저 시도해 봤던 게 유메닛키의 데이터 마이닝과 게임 파일들에 대한 분석이었다.
실제로 이를 하나하나 코멘트와 함께 정리하는 글을 쓰기도 했었으며, 지금은 거기서 훨씬 나아가 유메닛키의 모든 요소에 대해 스크립트부터 변수, 작동 원리까지 분자 단위의 이해도를 가지게 되었음은 물론, 직접 게임 파일을 수정하는 것도 가능한 경지에 이르렀고,
심지어 미사용된 컨텐츠나 더미 데이터, 구버전들에 대한 지식까지 모두 섭렵하고 있을 정도로, 그야말로 유메닛키에서 팔 수 있는 요소는 가리지 않고 정말 밑바닥까지 모두 파본 게 필자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이 장소에서 새로이 써내려 갈 필자의 유메닛키 해석 글 시리즈는 순전히 필자 개인의 "취미"로 작성되는 것이며,
말은 거창해 보일 수 있지만, 필자는 이와 관련해서 심리학이나 신경과학, 또는 꿈을 다루는 학문과 관련된 진로를 밟아 온 사람은 딱히 아니므로,
이를 보는 독자분들의 입장에서, 필자의 글을 통해 어떠한 참고서나 논문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준엄하고 깐깐한 수준의 전문성을 기대하기보단,
그저 유메닛키라는 작품을 너무 좋아하는 한 사람이 재미 삼아 작성한 시리즈이자, 흥미로운 게임 뻘글을 읽는다는 정도의 가벼운 마음으로 글을 감상해 주길 바란다.
(물론 이에 대한 탐구와 분석을 목적으로 전부터 관련 지식을 배우고 연관 서적들을 읽기도 했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교양의 영역이며 취미의 레벨이다.)
필자도 이를 통해 명성이나 인지도 따위의 무언가를 얻겠다는 마음보단, 그저 내면에 쌓인 창작욕을 해소한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기에,
조회수는 딱히 바라지도 않고, 그저 이 작품에 흥미가 생겨 깊이 파고 들어온 한 명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숨겨진 장소를 제공하는 정도만 되더라도 그 이상의 보상은 필요하지 않을 듯.
그리고 과거에도, 전 글에서도 똑같이 말해왔듯, 필자의 해석은 어디까지나 필자의 주관에 의해서 작성되므로,
그 안에 담긴 내용물은 필자 개인의 고찰과 관점을 담아낼 뿐, 어떠한 절대적인 진리나 반박 불가능한 팩트가 들어간 완전무결한 이야기가 될 순 없으며, 그를 굳이 표방하지도 않을 것이다.
때문에 필자의 해석은 그저 하나의 의견에 지나지 않으며, 그 내용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그 이야기를 읽는 당신 개개인의 몫임을 이 자리에서 전해두려고 한다.
필자의 유메닛키 해석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는 글인 만큼 내용이 다소 길어졌지만,
이상이 필자가 이 블로그에서 새로 써내려 갈 새로운 유메닛키 해석에 대한 프롤로그 파트였고,
다음 글부터는 정말로 유메닛키의 인게임 내용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다루면서 그 본격적인 해석에 들어가려고 한다.
해석 글의 첫 주자는, 다음 블로그 때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이 게임에 대해서 말하면 절대로 빼놓을 수 없고, 무엇보다 핵심에 위치하고 있는 '그녀'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다음 글 - 유메닛키 해석, 마도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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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본문에 언급한 것들 말고도 한 가지,
키키야마/유메닛키 관련 가장 최신 근황으로, 2023년 7월 일본 유명 오락실 체인과의 공식 협업 및 상품화 건이 있어서 이와 관련해서도 좀 더 다룰 이야기가 있긴 한데,
그건 본문보단 '유메닛키, 왜 명작인가?' 글에 좀 더 어울리는 주제이기도 하고, 그렇다고 이제 와서 그 글에 끼워 넣기엔 타이밍이 애매해서 나중에 따로 기회가 되면 다루기로 하고 여기선 패스했다.
궁금하다면 이 트윗의 내용을 참고하면 된다. 같이 있는 라인업들만 봐도 유메닛키가 어떤 작품인지 알 수 있는 사례 중 하나.
다음 글이 작성될 시기에 대해선 이전부터 얘기해 왔듯 굳이 얘기해서 필요 이상으로 기다리게 만들진 않을 생각이며,
앞으로의 상황에 달려 있는 문제이므로 가까운 필연이라고 여기기보단 어쩌다가 일어날 수 있는 우연한 사건 정도로 여기는 것을 추천한다.

누차 얘기해온 바와 같이, 지금은 잊혀진 이 장소를 홍보한 적도 없고, 할 생각도 없기에 앞으로 필자의 글들을 어떤 운 좋은 사람들이 방문해서 읽게 될지는 알 수 없으나,
만약 글이 마음에 들었다면, 글 좌측 하단에 있는 하트 버튼을 눌러서 공감을 표시해 줄 수 있다. (로그인 유무 무관)
필자에게 있어서 이미 블로그 활동은 개인적인 수행의 일환이자 자아실현의 영역에 있으므로, 글쓰기의 유무엔 영향이 없겠지만,
필자는 이를 일종의 추천 지수이자 트위터 리트윗, 마음 기능처럼 여길 생각이므로,
만약 만에 하나 우연히 이 사원과 글을 접하게 되어 개추를 남기고 싶어 졌다면, 그 인연의 흔적이자 발자취로 이 기능을 활용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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