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기

근황 2

by 직쏘선인 2024. 6. 30. 22:30

 

 

일요일에 짬내서 작성하는 근황 보고 2.

 

친구 한 명이 이번 달 마침내 블루 아카이브에 입문해서 아주 잘 성장 중. 리세계나 진행계를 구매하지 않고 본인이 직접 손 리세를 거의 한 달 내내 돌린 결과 결국 아코를 뽑고 스스로 이륙함. 심지어 페스 기간이 아님에도. 그 사실 자체만으로 콘크리트에서 피어난 꽃과 다름없기에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 중.

그렇게 20레벨에 총력전, 대결전 하코 난이도를 클리어하고 실버 트로피를 따낸 것은 물론, 다음 달 페스를 대비해서 착실하게 청휘석을 모으는 과정에 있음.

 

다음으로 본론이자 가장 중요한, 주인장의 다음 블로그 시절 글 복구와 관련해서.

근황 1 글을 쓴 후 교차적으로 추측해본 결과, 현재는 해당 데이터가 정황상 C드라이브(SSD) -> 바탕화면 내에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쪽으로 생각이 점점 기울고 있음.

이유는, 당시 백업 데이터를 굳이 배드 섹터가 터졌던 D드라이브나 다른 외장 하드로 옮길 이유가 없었고, 해당 문제가 터졌던 당시엔 아직 다음 블로그 측에서 백업 데이터 다운로드를 지원하고 있었으므로, 여차하면 나중에 다시 받자는 심경으로 별 생각없이 포맷해버렸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 (그게 거대한 스노우볼이 되었지만)

 

 

이 티스토리 블로그 첫 포스팅만 봐도 해당 파일 저장 경로가 C드라이브의 바탕화면이었음을 확인 가능. (물론 배드 섹터가 터졌던 건 저 스샷으로부터 한 달 이후였긴 했음)

 

문제는 필자의 C드라이브 = SSD는 하루 이틀만 사용해도 이전 데이터를 복구할 가능성이 기하급수적으로 낮아지는 장치라는 점인데,

만약 포맷 후 즉시 SSD를 전원에서 분리하고 새로운 하드에 부팅 파일을 깔았다면 모를까, 필자의 경우 SSD를 포맷 후 거기에 바로 부팅 파일을 설치해서 지금까지 1년 이상 사용해왔기 때문에, 아직 해당 데이터가 SSD에 남아있을 가능성은 낮다 못해 거의 없는 수준. 유메닛키가 버전 업을 할 가능성보다도 더 낮음.

이 경우, 데이터 복구 전문 업체와 상담해본 결과 배드 섹터가 터졌던 D드라이브와는 달리 '복구를 시도해볼 수 있다' 수준도 아니고 그냥 '복구 안 됨'이라는 답변이 빠르게 돌아올 정도.

 

여기서 SSD를 복구하기 어려운 이유는, SSD가 플래시 메모리, TRIM 명령어라는 것을 사용하는 저장 장치이기 때문인데, 필자 또한 전문가는 아니지만 이에 대해 어느 정도 알아보고 정리해본 결과, 최대한 알기 쉽게 설명해보자면 대충 이런 내용이다.

 

먼저 HDD의 경우, 데이터를 디스크 내에 물리적으로 기록해서 저장하는 방식을 사용하는데, 그래서 어떠한 파일을 삭제한다고 할 때, 해당 파일의 데이터가 물리적으로 완전히 지워지는 게 아닌, 컴퓨터 내 참조 정보 = 메타데이터(Metadata)라는 것을 대신 삭제하는 식으로 작동한다.

즉, 데이터는 (새로 덮어씌워지지 않는 이상) 엄밀히 따지면 계속 그 자리에 물리적으로 남아 있지만, 이를 컴퓨터 내에서 더는 액세스/인식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어떠한 데이터를 삭제한 이후여도 삭제한 해당 데이터는 디스크 표면 내에 어느 정도 물리적으로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고, 그 흔적을 토대로 복구를 시도해볼 수 있다.

 

반면 SSD는 HDD와는 달리 데이터를 저렇게 물리적인 형태로 저장하지 않으며, 대신 전하의 형태로 저장한다.

쉽게 말해서, HDD가 데이터를 디스크 표면에 물리적으로 새기는 방식으로 저장한다면, SSD는 데이터를 플래시 메모리 셀이라는 공간에 전기 신호의 형식으로 따로 저장하는데, 문제는 이와 함께 SSD에 사용되는 Garbage Collection, Wear Leveling, TRIM 명령어 기능에 있다.

이 기능들은 간단히 요약하면 SSD의 데이터를 관리하고 성능을 최적화시키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데, 그렇게 SSD에서 데이터를 삭제하는 즉시 거길 빠르게 비워버리고 새로 쓸 수 있도록 관리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그래서 HDD의 경우, 파일 삭제 이후에도 하드 디스크 내에 삭제한 해당 파일 데이터가 물리적으로 남아 있고, 이를 새로 덮어씌우지 않는 이상 어느 정도 데이터가 보존되는 반면, SSD는 TRIM 명령어와 저 기능들이 순차적으로 작동해 해당 데이터가 담겨 있던 셀, 블록의 전하 = 전기 신호를 지워버리고, 새로운 데이터로 덮어씌울 수 있는 환경을 빠르게 조성한다는 차이가 있다.

여기서 TRIM 명령어는 SSD에서 파일 = 데이터를 삭제하는 즉시 실행되며, 설령 데이터를 삭제하지 않더라도 일정 주기마다 자동으로 실행되도록 설정되어 있는 기능이다. (주기는 제조사, 모델에 따라서 다 다르지만, 짧으면 몇 시간에서 길면 몇 주 정도)

이러한 이유로 SSD는 HDD에 비해서 골든 타임이 훨씬 짧고, 그만큼 데이터 복구 가능성도 낮은 것.

 

그리고 이렇게 작동하는 SSD는 그 특성상 물리적 충격에는 HDD에 비해 매우 강한 보존력을 가지고 있지만, 전기적 충격이나 온도 상승 등의 화학적 특성 변화엔 상대적으로 더 취약한 편이고, 물리적 저장 매체를 사용하는 HDD는 전원에서 분리하고 (보관만 잘 해두면) 수년 이상 방치해도 데이터 손실이 없는 반면, 전자적 저장 매체를 사용하는 SSD는 전원에서 분리 = 전기 공급 없이 분리 보관할 경우, 짧으면 2주에서 최대 1년 정도만 지나도 상당한 양의 데이터가 자연 증발할 위험성이 있다.

이는 전기 신호로 데이터를 관리/유지하는 SSD의 특성상, 데이터를 보존하는 데에도 전기 = 전원 공급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기 때문이다.

(대신 데이터를 읽고 쓰는 속도에 있어선, 물리적 방식을 쓰는 HDD에 비해 SSD가 두말할 것 없이 매우 압도적.)

 

이상이 SSD의 데이터를 복구하기 어려운 간략한 이유인데, 필자의 경우 이미 골든 타임이 지나도 한참 지났을 것이고, 이미 해당 백업 데이터가 남아 있었던 페이지와 블록은 진작에 새 데이터들로 물갈이되었을 가능성이 높기에, 더더욱 복구 전망이 깜깜하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이러한 추측들은 모두 만약 필자가 해당 자료의 행방에 대해서 제대로 기억하고 있었다면 굳이 할 필요가 없었을 텐데,

애석하게도 2년 전이나 지금이나 시간적 여유가 적은 동시에 + 항상 다른 무언가에 몰두하는 생활을 해오고 있어서, 집중하고 있던 영역 외의 이런 자잘한 디테일들은 기억 속에서 쉽게 잊혀지고 휘발되는 경향이 있는 듯.

그래서 정황 근거를 토대로 "아마 이랬을 것이다"라는 식으로 짐작하면서 되짚어보는 게 최선이었고, 그 결과물이 본문의 내용이다.

 

 

아무튼, 이 모든 게 차라리 주작이었다면 좋았겠지만, 아쉽게도 이는 현실이며, 만약 해당 백업 데이터들이 SSD에 있다가 포맷으로 날아간 게 맞을 경우, 복구 성공 가능성은 제로에 수렴한다.

 

 

아마 이곳에서 같은 글을 쓰더라도 그중 대부분은 다시 되살릴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나로선, 그 모든 시간과 정성을 들여서 작성했던 글들을 지금 와서 완전히 똑같이 복제해낼 자신이 없다.

 

나는 그 시절 직쏘선인이 아니니까.

 

 

…물론, 아직 복구 불가가 확정된 것도 아니고, 이럴 가능성이 높다, 라고 추측하고 있을 뿐이지만, 그래도 스스로 예방주사를 놓는 차원에서 겸사겸사 필자의 생각을 공유해보고 싶은 마음에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다.

 

지금은 비록 SSD에 해당 백업 자료가 있었던 쪽으로 가능성이 많이 기울긴 했지만, 그래도 배드 섹터가 터졌던 D드라이브에 해당 백업 자료가 있을 가능성 또한 여전히 존재하긴 하기에.

 

백업 데이터 다운로드 - 배드 섹터 이벤트까지 한 달 정도의 시간차가 있기도 해서, 만약 그 사이에 필자가 백업 데이터를 D드라이브에 옮겨놓았다면, 이 경우 복구될 가능성이 조금이나마 존재한다.

실제로 필자가 사용 중인 SSD는 256GB 제품으로, 당시 게임을 많이 설치해서 부족했던 용량을 조금이나마 더 확보하기 위해 다음 블로그 백업 데이터 또한 D드라이브에 옮겨뒀을 수도 있기 때문. (해당 자료는 3GB 이상이었다)

 

이렇게 구구절절 해당 자료가 SSD에 있었을 가능성이 높고 그 경우면 망한다고 적어놨는데, 정작 해당 자료가 D드라이브에 있었고 복구 가능한 시나리오라면, 그냥 주인장 혼자 머쓱하고 끝이니 차라리 다행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설령 복구에 실패하게 되더라도, 근황 1에서 써뒀듯 글은 제로부터라도 다시 써볼 예정.

'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리얼 익스페리먼츠 레인(𝚜𝚎𝚛𝚒𝚊𝚕 𝚎𝚡𝚙𝚎𝚛𝚒𝚖𝚎𝚗𝚝𝚜 𝚕𝚊𝚒𝚗)  (0) 2024.08.01
근황 3  (0) 2024.07.20
고즈  (0) 2024.06.24
  (0) 2024.06.22
근황  (0) 2024.06.20

댓글